금감원, 호텔롯데 상장 주관사에 증권신고서 정정 통보 예정
증권신고서 효력발생일 다시 정하면 상장 미뤄질 수도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는 정운호 게이트의 파장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또 다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가 구속되며 상장이 미뤄진 네이처리퍼블릭에 이어 호텔롯데의 상장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감독원은 이달 말 코스피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호텔롯데에 대해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날 검찰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면세사업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사무실과 자택 등 6~7곳을 압수수색한 데에 따른 것이다.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은 정 대표가 브로커 한씨를 동원해 네이처리퍼블릭의 면세점 입점을 위해 신 이사장 등 롯데쪽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건넨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택 금감원 기업공시국 팀장은 "호텔롯데의 압수수색과 관련된 내용은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에는 몰랐던 사건이기 때문에 이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조만간 호텔롯데의 주관사에 기재정정을 통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해당 내용이 추가 기재된 증권신고서에 대한 호텔롯데의 정정신고는 이르면 다음 주 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다시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발생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며 "효력발생일을 다시 산정하면 상장이 미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호텔롯데 증권신고서의 효력발생일은 오는 11일이다.
호텔롯데 상장의 대표주관사 중 하나인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향후 사태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오너리스크 지속으로 네이처리퍼블릭 IPO '오리무중'
정운호 게이트가 IPO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표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돼 네이처리퍼블릭 상장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2014년 11월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2015년까지 IPO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운호 대표의 각종 비리 혐의가 법조 비리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상장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에 지난해 7월 17만원에 거래되던 장외주식은 불과 1년도 채 안 돼 3분의 1 수준인 5만5000원(6월 1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화장품 산업에 불고 있는 한류바람에 네이처리퍼블릭이 상장되면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꿈에 부풀어있던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문제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장이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일단 기업가치의 핵심인 실적이 대폭 악화됐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1분기 매출 714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올렸다. 작년 1분기보다 매출은 5.8%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78% 급감했다. 시장점유율도 줄었다. 국내 로드숍 화장품 업체 순위에서도 에뛰드에 밀리며 5위 자리를 내줬다.
뿐만 아니라 오너리스크도 여전하다. 정운호 대표는 100억원대 해외 상습도박 혐의로 지난해 구속기소돼 징역 8월을 선고 받고 오는 5일 형 만기로 출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100억원대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앞으로도 구속수감 상태에서 검찰 수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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