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행동 강령…"영국 잔류시, 위험자산 선호 및 파운드화, 유로화 반등"
브렉시트 찬성과 반대 확률을 3대7로 점치고 있는 증권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 투자는 삼가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유럽과 일본을 비롯해 호주 주식시장을 영국 시장의 대안 투자처로 추천했다.
22일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한다면, 캐머런 총리 내각은 사퇴할 것이며, 스코틀랜드는 다시 독립투표를 주장할 것이고, 동유럽 국가들의 탈퇴 움직임도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2011년 유로존 쇼크가 금융시장에서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생길 것이며, 중국에서의 자금유출 등 위안화 우려까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여론조사 동향 외에는 브렉시트 분석 범위를 넓힐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안전자산으로 쏠림은 일부 완화됐지만 아직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가 확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EU 잔류시,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재개 및 파운드화, 유로화 반등으로 원화 역시 동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가능성은 30% 수준"이라며 "브렉시트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 전세계 증시는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대안이 될만한 투자처로 유럽과 일본을 꼽았다. 그는 유럽 경제성장률이 1.5%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독일에 대한 투자 매력이 가장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유 연구원은 브렉시트 우려로 인한 엔화 강세와 일본은행(BOJ)에 대한 실망감에 일본 증시가 급락한 점을 감안해 환헤지를 적용한 일본주식 상장지수펀드(ETF)도 단기적으로 접근해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과 유럽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야 한다는 다수 의견이 나왔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은 "브렉시트 투표에서 반대 결과가 나올 경우 우려감 해소로 낙폭이 컸던 영국과 독일 증시의 반등 폭이 클 것"이라며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유럽연합(EU)와 영국은 협상을 통해 이견을 조율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기에 영국과 독일 주식 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진단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투표가 부결될 경우 영국 주식시장과 영국의 배당주에 주목할 필요가 높다"며 "낙폭이 컸기 때문이 기술적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 뿐 아니라 영연방인 호주 주식시장도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역사적으로 호주 시장은 전세계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점이 경쟁력이다. 강 연구원은 "업종별로 영국은 에너지, 유틸리티 및 통신서비스가, 호주는 유틸리티와 금융업의 배당수익률이 높다"며 "관련 ETF로는 미국에 상장된 유럽 배당 ETF인 FDD와 호주에 상장된 배당 관련 IHD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투표 이슈는 결과적으로 글로벌 유동성 강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로 독일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채권은 마이너스 금리가 심화되고 있고 안전채권-위험채권간 금리 스프레드는 확대되고 있다"며 "브렉시트는 이러한 현상을 강화시켜 일본 엔, 스위스 프랑, 미 달러 등과 같은 일부 안전자산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렉시트 이슈를 계기로 다양한 국가에 대한 분산 투자 전략이 다시금 검토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소재용 하나대투 연구원은 "그동안 브렉시트 경계감으로 움츠려 있던 신흥국 주식시장 등 위험 자산을 일정부분 편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위험 자산(신흥국 추종 ETF, 원자재 등)과 안전 자산(장기 선진국 국채, 유틸리티 산업 주식 등)의 양 극단을 모두 취하는 바벨전략으로 불확실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 상관없이 상대적 매력도는 미국이 높아 보인다"며 "미국 스탠다드앤 푸어스(S&P), 나스닥(NASDAQ), 한국 코스피(KOSPI) 매수 전략과, 유럽 스톡스(STOXX),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매도, 롱숏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투표 전까지는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찬반 투표 전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에 2,000선 이하에서는 분할 매수 전략이, 1,860선을 하회할 때는 적극적인 주식 비중 확대 전략이 적절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안전자산으로의 유동성 편중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브렉시트 논쟁이 부각되면서 파운드화 급락이 시작된 이후 반등(15년 8월 중순~16년 2월)하기까지 국내증시의 유럽계 자금은 -6.8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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