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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합헌] 제약업계, 가이드라인 없어 대혼란 ‘예고’

  • 송고 2016.07.29 13:37 | 수정 2016.07.29 13:44
  •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의대교수·공무원 등 법 적용 대상자와 연관성 높은 제약산업

'공정경쟁규약 vs 김영란법' 기준 달라…"무엇을 따라야하나"

ⓒ연합뉴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을 합헌으로 결정하면서 의대교수와 공무원 등 규제 대상자와 관련성이 깊은 제약업계에 '김영란법' 대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언론인,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에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기준이 적용된다. 이 안에는 의약품 규제를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등 해당부처 공무원과 전문의약품 처방 권한을 지닌 의대교수까지 포함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뚜렷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김영란법 시행과정에서 후폭풍이 우려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앞으로 의학학술대회 지원, 신약 임상발표, 제품설명회 등 일련의 모든 마케팅 활동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제약업계가 따르는 공정규약 세부지침과의 김영란법의 충돌도 예상되는 등 대혼란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일반의약품(OTC)과 전문의약품(ETC)까지 합해 전체 17조원 규모에 불과하다. 이중 처방이 필요한 ETC 부문이 14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ETC품목을 학술대회나 별도의 프로모션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한 해 90~100여건에 달하는 학술대회가 국내에서 열리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제약사와 의료기기 업체들 대부분이 후원의 형태로 마케팅 활동을 해왔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김영란법은) 직접적인 영향권 밖이라 전체 제약산업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호텔에서 열리는 춘·추계 학술대회나 제품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 제약이 생길 수도 있다. 식대 옵션이 최소 5만원 이상인데 이를 맞추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란법'은 제약사들이 기준으로 삼고있는 '의약품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과도 상당 부문 차이가 있다. 우선 식대 기준도 공정경쟁규약 10만원, 김영란법 3만원으로 격차가 크다. 또 '약사법'에서 규정하는 의약품 광고마케팅 기준과도 다른점들이 있어 어떤 것을 우선 적용해야할지 법적인 지침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약업계는 "우리사회 '투명성 제고'라는 법 취지에 공감하고 이에 따를 것"이라며 "다만 기존 규약들과 충돌하는 부분들이 있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협회는 물론 회사 차원에서도 법적인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9월 28일 본격 시행까지는 아직 두달이 남았지만, 8월 휴가기간과 9월 추석명절이 겹치면서 혼란에 대비한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은 촉박한 실정이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김영란법'의 구체적인 시행안이 나오지 않아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데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제약업계의 공통된 의견을 모아 기준을 만들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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