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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결산-완성차⑩] 국내 완성차, 한미FTA 개정 암초

  • 송고 2017.12.17 08:00 | 수정 2017.12.18 15:40
  • 이미현 기자 (mihyun0521@ebn.co.kr)

내년 미국 시장 전망 어두워...1.7% 감소 전망

관세 부활시 가격 경쟁력 약화·미국산 부품 이용 비중도 촉각

올해 완성차업계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가 급전직하한데다가 2위 시장인 미국시장에서도 맥을 못 추면서 전체 판매량이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현대차는 내수에서 그랜져의 인기로 점유율을 단번에 회복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한국지엠은 GM의 해외 사업장 철수와 맞물려 한국철수설이 불거지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현대차와 한국지엠은 노조의 발목 잡기로 임금협상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은 신차가 없는 한해를 지나고 있다. 쌍용차만이 티볼리의 호조와 G4렉스턴의 안착으로 그나마 얼굴에 웃음기가 감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로 인한 한미FTA 재협상은 완성차업계의 수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편집자주]

현대자동차 수출 선적부두에 자동차 전용선박에 실려 외국으로 수출될 자동차ⓒ현대차

현대자동차 수출 선적부두에 자동차 전용선박에 실려 외국으로 수출될 자동차ⓒ현대차

현대·기아자동차를 중심으로 국내 완성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한미(FTA) 개정협상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미FTA 개정을 통해 기존 무관세에서 관세가 부활할 경우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수출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피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자동차에 미국산 부품을 일정 비중 포함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될 가능성도 높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 “관세 재부과시에는 자동차 산업은 부정적”이라며 “최근 미국시장에서의 어려운 상황이 가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현대·기아차 미국서 고전…내년 전망도 우울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올 한해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들어 1~11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현대·기아차는 총 116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만대 정도 줄었다. 이에 따른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09년 수준인 7.5%다. 순위는 글로벌 경쟁 브랜드 중 7위권 수준이다.

상품 노후화, 경쟁 심화에 따른 재고 증가, SUV 차량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을 충족시키지 못한 점 등이 미국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차는 마음에 안 들 경우 3일 안에 돈을 돌려주는 방식 ‘3일 전액환불’ 프로그램 등을 내놓고 미국 시장에 적극 대응 중이지만 내년 미국 시장 전망도 어둡다.

ⓒ현대차 글로벌 경영연구소

ⓒ현대차 글로벌 경영연구소

현대차 글로벌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미국, 중국 판매 감소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증가율 1.2%를 전망한 가운데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올해 1728만대에서 내년 1698만대로 1.7% 감소할 전망이다.

최병철 현대차 본부장은 “내년 미국시장 판매 여건은 수요 약세 지속과 경쟁 심화로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한미FTA 개정과 관련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고, 근본적으로 제품경쟁력과 브랜드인지도를 강화해 만약의 관세부활에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 관세 부활 되면 가격 경쟁력 ‘뚝’

차는 가격에 민감한데 대미 무역 자동차 관세가 부활 하면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다.

세계무역기구 협정에 따라 대미 무역 자동차 관세가 2016년부터 완전 철폐됐다. 따라서 현재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는 무관세다. 경쟁 일본·유럽산 자동차 보다 관세 측면에서 이점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FTA 개정 협상 과정에서 관세가 부활하면, 그만큼 미국 수출 한국산 차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미 FTA 체결 이전 자동차부문 양국의 관세는 한국 8%, 미국 2.5%였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수출은 전체 수출 물량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지난해 기준 미국판매(약 77.5만대)에서 수출 비중은 37.7%(약 29.3만대)다. 기아차는 미국판매(64.8만대) 중 수출 비중은 36.7%(약 23.8만대) 규모다.

조수홍 연구원은 “FTA 개정 협상으로 시장 규모가 큰 미국시장에서는 가격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진행상황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수출 한국산차에 ‘미국산 차부품 비중↑’ 요구 가능성

생산공장.ⓒ현대차

생산공장.ⓒ현대차

현재 한미FTA에는 한국산 자동차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미국산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지만 개정협상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자동차에 미국산 부품을 더 사용하라고 미국 측이 요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집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엑센트,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쿠페, 아이오닉, 투싼 등 한국에서 수출하는 모델은 미국산 부품 비중이 0~3%고, 기아차쏘울, 스포티지, 포르테 등 한국에서 수출하는 모델의 경우 0%다.

만약 한미FTA 개정으로 미국산 부품 조달 조항이 신설되면 현대·기아차는 관세를 내거나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미국산 부품을 수입해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현대·기아차 납품업체까지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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