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산업은행 및 숏리스트간 가격 이견차 여전
잇따른 악재에 유찰 우려…산은 '밀어붙이기' 자충수
이번 주 실시되는 대우건설 본입찰이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의도대로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을 지 여부에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산은은 현재까지 인수후보(숏리스트)와의 매물 가격 이견 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대우건설은 노동조합과의 갈등에 시달리는 데다 경찰수사까지 받고 있어 추가적인 브랜드 신뢰도 추락이 우려되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대우건설 매각주관사인 BOA메릴린치 및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19일 본입찰을 실시한다.
산은 관계자는 "업계 안팎에서 다양한 우려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나 계획대로 이번 주 본입찰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금융 산업자본 지분 조속 매각은 산은의 지상과제다. 관련사 지분을 오래 보유해봤자 돌아오는 것은 관치 및 혈세낭비 논란이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본입찰도 당초에는 지난 2017년 실시하려 했다 연기됐던 만큼 산은 입장에서는 서두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본입찰을 실시해도 가격 때문에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산은은 헐값매각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최소 2조원대의 가격을 원하고 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친 대우건설 지분 획득 과정에서 총 3조원 이상을 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주당 1만8000원대였던 회사가치는 현재 주당 5000원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는 정부규제가 본격화돼 주택업을 주력으로 삼는 대우건설로서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숏리스트 중 하나인 호반건설도 이를 감안해 1조원 초반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현재 대우건설은 조합원 비리 혐의로 경찰의 수사까지 받고 있다. 오히려 숏리스트 입장에서는 처음에 계획한 가격보다 낮거나 입찰 참여여부마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본입찰 당일 산은이 제시한 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숏리스트가 없으면 유찰된다. 숏리스트 3군데가 모두 입찰을 포기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물론 1군데라도 입찰에 참여해도 본입찰은 성립이 되지만 회사가치가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 산은이 원하는 가격을 제시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대주주로 있던 7년여간 매각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뒤늦게 신속매각이라는 원칙은 세웠으나 철저한 시장조사에 의거한 매각 전후 시나리오 설정 및 시기조절 등이 배제된 반쪽자리였다. 그러면서 회사가치는 더욱 떨어져 갔고 급기야는 노조까지 대주주 정책에 반발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쟁의활동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송문선 대우건설 대표도 올 초 신년사에서 "똑같이 인수합병(M&A)을 진행했던 10여년 전과 비교 시 시장에서 평가하는 회사가치는 3분의 1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본입찰은 뚜껑을 열어볼 때까지는 아무도 모른다"라면서 "다만 이번에 유찰되면 앞으로는 매각시기를 더욱 가늠하기 힘들게 된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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