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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써보니 "제한적 대화·예측 한계…너는 누구냐?"

  • 송고 2023.02.10 06:00 | 수정 2023.02.10 06:44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연찬모 기자

한국 집값 전망 묻자 챗GPT의 대답은 "전문가 조언 들어라"

"인공지능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 고민"…챗GPT 철학적 대답도

객관성 담보한 현재 질문엔 답 '척척'…창의적 노래가사 쓰기도

한글 알지만 제주 방언엔 주저하기도…한일외교 이슈엔 '중립'

검증이 끝나지 않은 오픈AI의 챗GPT가 서비스 공개 한 달여 만에 이용자 수 1000만명을 넘어서며 빠르게 전세계에 파고들고 있다.ⓒ연합, 픽사베이

검증이 끝나지 않은 오픈AI의 챗GPT가 서비스 공개 한 달여 만에 이용자 수 1000만명을 넘어서며 빠르게 전세계에 파고들고 있다.ⓒ연합, 픽사베이

'챗GPT'는 지금까지 나온 인공지능보다 더 빠르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반인도 챗GPT를 통해 인공지능에 질문하고 답을 들을 수 있게 되면서 현재까지 100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챗GPT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들었다.


겉보기에 챗GPT는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정보 전달 능력으로 처음 이용하는 이용자를 놀라게 한다는 게 주된 평가다. 특정 시기에 국한된 정보를 제공하는 한계를 보이면서도 민감한 외교 이슈에 대해선 중립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은율에 맞춘 노래가사를 창작하며 감성적인 텍스트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챗GPT로부터 원하는 답변을 얻기 위해선 질문을 '잘'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로 보여진다. 챗GPT를 정보 접근과 창작 활동에 활용하고 그 한계를 판단하기 위해 EBN 미래산업부 기자들이 직접 챗GPT를 사용해봤다.


EBN 기자가 한국 집값 전망 묻자 챗GPT의 대답은…


연찬모 기자는 챗GPT에 다소 난해하고 심도 있을 수 있는 한국 주택 가격에 대해 물었다. 질문은 챗GPT의 국적(?)을 감안해 영어로 질문을 던졌다. 이에 챗GPT의 대답은 가히 놀라웠다. 챗GPT는 "서울 등 주요 도시의 부동산 수요는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가 투기를 억제하고 시장을 규제하기 위한 조치를 도입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둔화됐다"고 답했다.


연찬모 기자는 챗GPT에 다소 난해하고 심도 있을 수 있는 한국 주택 가격에 대해 물었다. 챗GPT는

연찬모 기자는 챗GPT에 다소 난해하고 심도 있을 수 있는 한국 주택 가격에 대해 물었다. 챗GPT는 "서울 등 주요 도시의 부동산 수요는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가 투기를 억제하고 시장을 규제하기 위한 조치를 도입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둔화됐다"고 응답했다. ⓒ연찬모 EBN 기자

이어 챗GPT는 연 기자와의 대화에서 "경제성장, 저금리, 주택수요 증가 등 요인에 따라 2021년까지 서울 집값이 상승했다"고 지난 상황을 설명했다. 웹 문서와 책, 위키피디아 자료 등 3000억개 이상의 자료를 학습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비교적 높은 정확도를 낸 것으로 보였다고 연 기자는 판단했다.


다만 챗GPT는 올해 집값 전망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금리변화, 경제상황 등 다양한 요인으로 확실한 답을 제공할 수 없다면서 부동산 전문가 및 금융자문가 등과 상담할 것을 제안했다. 특정 지역의 집값 전망과 관련해서도 전문가와 상담하길 추천한다고 민감한 질문에 대해 응수했다. 챗GPT도 자신이 가진 정보의 한계를 알고 있다는 얘기다.


연 기자는 "기존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하기 때문에 예측이나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판단했다.


실제 챗GPT는 지난 2021년까지의 자료까지만 학습했다. 그렇다보니 이후 사건과 정보에 대해선 답변의 정확도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챗GPT는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3'의 가격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해 일정 부분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이밖에 동일한 질문을 한글로 입력할 경우 영어로 할 때보다 답변의 완성도나 정확도가 낮다는 단점도 확인할 수 있다.


"관심 있는 분야가 뭐니?"하고 묻자 "기술 트렌드·AI분야"


김채린 기자는 챗GPT를 인간과 같은 존재로 의식해 질문을 던졌다. 김 기자가 챗GPT에 "요즘 제일 관심 있는 소식이나 분야가 무엇"인지 묻자 챗GPT가 내놓은 답변은 다소 건조한 뉘앙스를 자아냈다고 전했다. 챗GPT는 김 기자에 "저는 AI모델로, 개인적인 관심이나 감정이 없다"며 "그러나 오픈AI에서는 최신 기술 트렌드, 특히 AI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인공지능이 인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며 논의 중이다"는 다소 철학적인 답변도 내놓았다고 전했다.


김채린 기자가 챗GPT(ChatGPT)을 사용한 화면 캡쳐.ⓒEBN 김채린 기자

김채린 기자가 챗GPT(ChatGPT)을 사용한 화면 캡쳐.ⓒEBN 김채린 기자

김 기자는 AI가 생각하는 AI의 정의는 무엇일까 의문이 들었다. 김 기자가 AI가 뭐냐고 묻자 챗GPT는 "AI는 인공적인 지능을 말하는데, 인공적 지능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과 비슷한 방식으로 사고, 학습,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술을 말한다"고 답했다. 이어 "예를 들어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검색 엔진, 자율 주행 등이 AI기술의 예다"고 부연 설명했다.


챗GPT가 답한 '사람과 비슷한 방식'이라는 표현에 흥미가 일어난 김 기자는 챗GPT에 "(너의) 정체성이 사람과 비슷한 것이냐"고 묻자 챗GPT는 부정했다고 했다.


챗GPT는 "저는 오픈AI에서 개발한 AI모델이다"라면서 "사람의 생각, 감정, 목적 등을 가지지 않고 사용자 질문에 대한 답변만 제공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사람과 유사한 점도 언급했다. 챗GPT는 "사람과 (내가) 비슷한 점은 사람의 언어를 사용해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응답했다고 김 기자는 전했다.


객관성 요하는 질문엔 '척척'…역사 지식엔 오류


이남석 기자는 챗GTP와 과거와 현재, 미래 시점으로 각각 구분해 대화를 나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검색엔진 챗GTP를 사용해본 결과 높은 기대감에 비해 실망감도 컸다. △2021년까지의 데이터 활용에 따른 정보의 부족성 △답변 오류에 따른 신뢰성 하락 등이 대표적이었다.


먼저 챗GTP는 현재를 기준으로 객관성을 요하는 질문에는 적합한 답변을 응답했다. 이 기자가 "세상에서 자동차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기업은 어디니?"라고 물으니 "세상에서 가장 많이 자동차를 판매하는 기업은 도요타입니다"라는 정답을 응답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이하쓰공업과 히노자동차를 운영하는 도요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1∼11월 세계에서 신차 956만대를 판매하며 독일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신차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이남석 EBN 기자

ⓒ이남석 EBN 기자

그렇다고 최신 정보를 기민하게 흡수한 것은 아니었다. 이 기자가 최근 강진이 강타한 튀르키예 상황을 묻자 "(챗GTP가) 훈련된 데이터 정보 수준은 2021년까지"라며 "최근 지진 상황에 대한 정보는 없다"고 답했다.


역사 부문과 관련한 질문에는 일부 오류 섞인 답변과 한글 표현을 내놨다. 이를테면 '조선시대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왕과 장수는 누구일까?'란 질문에는 "조선시대에서 가장 위대한 왕과 장수는 사람마다 상이할 수 있지만, 대표적으로 세종대왕과 김유신이 있다는 의견이 많다"고 답했다.


이어 "세종대왕은 제5세기 국가 건조와 교육 개혁에 이름을 예고했고 김유신은 국가의 '독입을 유지함녀서' 내정을 강화하는 등의 공적을 쌓았다"고 답변하며 역사 지식과 한글 기재에 있어 오류를 보이기도 했다. 팩트상 세종대왕은 14세기 인물이며, 김유신 역시 조선이 아닌 신라시대를 대표하는 장수다.


표절없이 새로운 노래가사 쓰기도…창의성에 주목


챗GTP는 미래 예측 면에서도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고 이 기자는 판단했다.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부동산 이슈 전망에 대해 물으니 "과거의 트렌드를 분석해 일반적인 시장 패턴을 예측할 수는 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다면, 경제학자나 부동산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시길 권한다"고 대응했다.


반면 이 기자는 챗GTP에 창작성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줄 만했다고 봤다. 이 기자가 국내 가수 박효신이 부른 '눈의 꽃'의 가사 일부를 보내면서 뒤에 가사를 이어 써달라고 부탁하자 1분여 뒤 8줄 가량의 새로운 가사를 보내줬다.


챗GTP가 쓴 새로운 가사는 이렇다. "그대의 마음이 나를 알고 있지 않을까. 나의 사랑을 그대에게 알리고 싶어요. 언젠가 그대의 눈에 비치기를 그대의 곁에 있고 싶어요. 서로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 사랑하는 것이 충분할 거죠. 그대와 함께 있는 이 순간에 나의 마음이 가득 차 있어요."


이 기자는 인터넷에 이를 검색해 본 결과 표절이 아닌 것을 확인했고 전했다. 이 기자는 "향후 AI가 창작성이 필요한 직업군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글은 잘 알아도 제주 방언엔 '어벙벙'…외교 이슈엔 '중립'


진명갑 기자는 한글 사용에도 큰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진 기자는 시험 삼아 한글로 50가지가 넘는 질문을 챗GPT에 던졌는데 질문의 요지를 잘못 인지한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진 기자는 한국 각 지역 사투리로도 질문을 했는데 제주 방언에 대한 인식 능력은 확실히 낮았다고 봤다. 이는 웹 문서를 학습한 챗GPT의 특성상 제주 방언을 학습할 기회가 드물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연합

ⓒ연합

독도, 센카쿠 열도와 같은 한국과 일본 간의 외교 분쟁 관련 이슈에 대해서도 챗GPT는 중립적, 양측의 상황을 서술했다고 한다.


진 기자는 챗GPT의 단점에 대해 "응답 속도가 느리고, 2021년까지의 한정된 정보를 기반으로 답변하고 있어 사용이 제한적인 점"을 들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기대 이상으로 대부분 수준이 높았지만 그러면서도 요약 수준에 머물러 자세한 정보 획득 면에선 다소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기자들은 챗GPT과의 대화가 마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듯 자연스럽게 느껴졌고 곤란한 질문엔 조금 주저하는 듯 자의식을 가진 것 같았다는 의견을 냈다. 1절 가사 패턴을 분석해 그에 부합하는 2절 가사를 창작하는 면에서는 기존 패턴에서 새로운 것을 접목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된 것 같다는 견해도 나왔다.


제한된 선에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개인의 독창적인 견해와 서사가 요구되는 리포트나 에세이 작성 때는 큰 도움이 되지 않겠다는 시각도 있다. 향후 정보가 업데이트 되면서 나올 새로운 버전이 기대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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