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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MaaS, TaaS, BaaS 그리고 SaaS

  • 송고 2023.08.31 02:00 | 수정 2023.08.31 02:00
  • EBN 관리자 (gddjrh2@naver.com)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요즘 자동차 업계를 관통하는 단어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배터리 전기차(Battery Electric Vehicle)다. 그런데 전동화를 바라보는 개별 기업의 시각은 주력하는 업종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먼저 IT 기업들은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를 선호한다. 이동 수단은 직접 만들지 않지만 어떻게든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동이 필요한 사람 또는 물건의 이동 욕망을 충족시키고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서 수수료를 취하려 한다. 플랫폼을 통해 이동 방법까지 모두 제시하며 직접적인 운전 욕구를 낮추려 한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 우버, 티머니GO 등이 ‘마스’를 표방한다.


동시에 ‘이동’은 운송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이동 주체가 있다면 이동을 시켜주는 서비스 공급자도 반드시 필요한 탓이다. 이때 들고 나온 용어가 ‘타스(TaaS, Transportation as a Service)’다.


‘마스’가 이용자 관점이라면 ‘타스’는 서비스 공급자 중심의 시각이다. 따라서 ‘타스’는 이동 수단을 제조하는 기업이 주로 내세운다. 이동이 완성되려면 이동 목적에 맞는 이동 수단이 필수여서다. 실례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동 사업의 고도화를 얘기할 때마다 ‘타스’ 사업본부를 주목해 달라고 말한다.


여기서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주목하는 곳은 배터리 기업이다. 바퀴를 움직이는 구동 에너지가 전기로 바뀌는 것은 배터리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어서다. 배터리 기업은 서비스 기능으로서 배터리의 확장성을 표방해 ‘바스(BaaS, Battery as a Service)’라는 용어를 선택한다. 배터리 또한 엄밀하게는 소모품에 해당돼 이용 서비스로 수익을 만드는 게 장기적으로 낫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중국 등이 적극 활용하는 배터리 교체식 전기차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배터리와 차체를 일체형으로 구매할 수도 있지만 전기가 저장된 배터리는 교체 사용할 수도 있다. 물론 한국에서도 배터리 구독 서비스는 시작됐다. 중국과 다른 점은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소모해도 실제 교체되지 않는 것만 다를 뿐이다. 대신 서류상의 소유권은 분리할 수 있도록 해놨다.


자동차를 빌려주는 렌터카 회사들은 ‘카스(CaaS, Car as a Service)’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자동차를 굳이 소유하지 말고 이동 수단이 필요하면 언제든 빌려 쓰라는 뜻이다. 초단기 렌터카에 주력하는 카셰어링 기업들이 애용하는 단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용 기간을 장기간 설정해 리스 또는 렌탈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렌탈의 미래를 ‘카스’로 명명한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용어가 달라도 모빌리티 사업을 표방하는 각 기업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이동 수단의 제조, 렌탈, 플랫폼이 제각각 나누어져 있지만 ‘이동’이라는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제조, 렌탈, 플랫폼 등을 모두 가져갈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국내 일부 완성차기업은 직접 렌터카 시장에 진출했고 자신들이 제조하는 이동 수단을 택시로 공급하는 점을 활용해 택시 호출 플랫폼도 시작했다. 반면 ‘마스’를 추구하는 IT 기업은 제조사의 호출 시장 진출을 우려해 택시로 사용 가능한 이동 수단을 해외에서 직접 조달, 공급하려 한다.


물론 이때 눈여겨보는 이동 수단은 당연히 전기로 구동되고 배터리 기업은 서비스 영역에서 전기차의 확장성을 바라본다. 세계 최대 배터리기업은 닝더스다이(CATL)는 전기차 전용 샤시 기업을 인수해 자신들이 개발한 배터리팩을 탑재한 뒤 전기 완성차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에게 제조를 제안한다. 앞서 배터리 셀 제조 경쟁을 펼치던 BYD가 배터리 팩, 전기차 모두를 생산해 빠르게 전기차 시장에 안착한 사례를 외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제조에는 물류 기업의 대표격인 아마존도 군침을 흘린다. 운송에 사용하는 이동 수단을 직접 만들어 쓰겠다는 욕망을 억제할 수 없다. 생산 비용이 조금 비싸도 배터리 팩 또는 셀 교체 등을 통해 운행 방식에서 비용을 충분히 절감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이들은 ‘라스(LaaS, Logistic as a Service)’의 개념을 꺼내 든다.


이처럼 용어는 달라도 모든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생존에 맞추어져 있다. 어떻게 이동 시장에 대응하고 인류의 이동 혁신에 뒤처지지 않을까? 그런 고민에 ‘사스(SaaS, Survival as a Service)’라는 통합 모빌리티 개념을 덧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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