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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사업계획서(IR Deck)

  • 송고 2023.10.02 10:31 | 수정 2023.10.02 10:32
  • EBN 관리자 외부기고자 ()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한국사회투자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한국사회투자

스타트업은 혁신기술(솔루션)을 기반으로 투자금이라는 양분을 먹고 빠르게 성장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스타트업 대표들은 초기 부터 성장기에 많은 투자자를 만나게 된다.


투자자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떤 사업을 하세요?” “수익모델은 어떻게 되나요?” “시장규모와 핵심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와 같은 질문이다.


이런 질문과 답변후에 송부 요청 받는 것이 사업계획서나 IR(Investment Relation) 자료 같은 것이다. IR 자료(이하 IR Deck)는 발표(PT, Presentation)와 함께 투자 유치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사업을 소개하기 위해 만드는 자료는 회사소개서, 사업소개서, IR Deck 등이 있다. 회사소개서는 회사를 소개하는 자료이다. 여기에는 회사의 미션/비전, 연혁, 주 사업분야, 조직, 핵심 제품/서비스, 주요 성공 사례나 성과, 시장이나 주 고객 같은 내용들이 주로 포함된다.


반면 사업계획서는 특정 사업 분야나 서비스에 대한 소개를 하게 된다. IR Deck은 주 사업(아이템이나 솔루션)을 소개하면서 회사의 역량을 중점적으로 나타낸다.


투자자는 많은 스타트업으로부터 IR Deck 검토 요청을 받는다. 실제 투자까지 결실을 맺으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IR Deck 은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여 투자 미팅을 갖게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IR Deck을 잘 쓰는 것이 투자, 더 나아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본 기고에서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IR Deck을 작성하고 발표하는데 중요한 요소를 두 회에 나눠 설명하려고 한다.


우선 이번 글에서는 IR Deck 작성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IR Deck의 목적은 짧은 시간(보통 5분~15분) 내 회사의 사업을 소개함을 목적으로 한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최초로 IR Deck을 검토하는 시간은 길어야 30분 이다. 그러므로 최대한 임팩트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IR Deck 작성시에는 처음부터 파워포인트(PPT)로 작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체적인 논리흐름이 정해지면 우선 워드나 액셀시트에 스토리보드(각 페이지의 제목, 헤드메시지, 핵심 내용을 기술)를 기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페이지는 너무 많지 않는 것이 좋다. 20페이지 내외가 적절하고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것은 부록으로 넣으면 된다.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IR Deck 내 강조점이 다르다. 주로 초기 기업(약 3년 미만)의 경우 고객의 문제에 대한 솔루션의 검증 및 기술적 우위성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수익모델도 정확히 제시되어야 한다. 기존 시장이라면 경쟁자 대비 차별성을, 신규 시장이라면 시장의 규모를 제시해야 한다.


대표와 팀 구성의 우수성을 집중적으로 나타내는 것도 중요하다. 성장기(3년~7년) 스타트업이라면 수익모델에 따른 핵심 파이프라인(주요 매출처)과 성장 계획이 핵심이다. 성장을 입증할 수 있는 타당성있는 KPI(주요 성과 지표)도 제시돼야 한다.


IR Deck의 목표는 왜 이 사업을 하려 하고 어떻게 하려 하고, 무엇을 하려 하는 지에 대한 것들을 잘 설득하는 것이다.


회사의 성장 단계와 업종에 따라 상이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IR Deck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구성된다. 사업소개(표지) -> 고객의 문제점 -> 솔루션 -> 솔루션의 핵심 기술 및 차별성 -> 제/상품, 서비스 -> 사업모델 및 수익모델 -> 시장 및 주요 고객 -> 성장계획 -> 팀 역량. 각 단계를 구성하는 장표는 3 페이지 안팎으로 핵심적인 내용만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R Deck 첫 장은 대문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페이지이다. 핵심은 아이템에 대한 키 메시지 전달이다. 이 메시지에는 솔루션의 목적과 시장, 역량 등이 한 두줄에 압축된다.


<혼합재질 폐플라스틱 초음파 무산소 열분해 설비> <농수축산물 B2B 선도거래 AI플랫폼> <내일을 위한 고기의 새로운 기준> 과 같이 사업의 성격 뿐 아니라 핵심 기술이나 경쟁력도 압축적인 단어로 표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성장기에 들어선 회사라면 <국내1위 주택점검 서비스 플랫폼> 이나 <아시아 No.1 차세대 무선전력전송 솔루션> 등과 같이 표현할 수도 있다.


문제점을 제시하는 페이지는 가장 중요한 페이지인데 많은 대표들이 잘 못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점은 고객, 즉 우리에게 대가를 지불할 예정인 고객의 문제점이 상세히 기술돼야 한다.


예를 들어 폐유기물로 고효율 연료를 만드는 솔루션을 가진 회사라면 폐유기물로 인한 환경오염이나 탄소배출등과 같은 문제점을 나타내기 보다는 이 연료를 소비하는 기업 측면의 문제점을 제시해야 한다.


즉 연료비가 높고, 환경오염물질 배출로 인한 처리 비용이 많이 들어 어려운 고객의 문제점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요약하면 현상보다는 문제, 문제보다는 원인과 니즈를 강조하자.


다음으로는 회사의 솔루션이 소개된다. 솔루션 기술은 고객의 문제점, 원인, 니즈를 대응시켜서 기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흔히 솔루션과 뒤에 소개할 제/상품, 서비스를 혼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솔루션은 문제해결을 하는 전체적인 개념이고 제/상품, 서비스는 고객 입장에서 지불을 하고 구입하는 내용을 말한다.


솔루션은 성격 상 Pain Killer 형과 Vitamin 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Pain Killer 형은 세상에 없던 최초의 솔루션이고 Vitamin 형은 기존 솔루션을 고도화한 것이다. Pain killer 형이 주로 문제점 해결에 집중한다면 Vitamin 형은 사회의 트랜드나 이용용이성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이어서 솔루션을 이루는 핵심 기술과 차별성을 제시한다. 최초의 기술이라면 기술성 검증, 특허 등 객관화된 자료 제시가 효과적이다. 기존 기술이라면 기 경쟁자 대비, 성능, 품질, 가격, 전체 사용 비용(TCO) 등 요소에서 앞서 있음을 계량적 지표로 강조하자. 딥테크 기술 기업이라면, 기술의 차별성을 강조하되 너무 전문적인 기술 용어 사용 보다는 쉬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 복잡한 공정과 단계가 있다면 핵심적인 공정과 단계를 설명하되 사진이나 그림 등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제·상품, 서비스 설명 페이지에서는 실제 고객이 돈을 내고 이용하는 제·상품,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제·상품, 서비스의 구분과 주 고객, 가격 등이 정확히 제시되는 것이 좋다. 제·상품, 서비스의 스펙을 단순 나열하는 경우도 있는데 별로 소구력이 없다. 제·상품, 서비스의 특장점 위주로 우리 것이 경쟁 기술대비 고객의 니즈와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경쟁사와 비교하려면 정성적인 것 보다는 정량적인 지표를 대비시켜야 한다.


사업모델은 수익모델과는 차이가 있다. 사업모델이 사업 이해관계자 간의 거래를 주로 나타낸다면, 수익모델은 돈을 버는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업모델이 시장이나 밸류체인을 주로 강조한다면 수익모델은 회사가 어떻게 돈을 벌지를 나타내야 한다. 수익모델은 제·상품, 서비스의 판매, 이용료, 소모품 판매, 광고 등 다양한 전략이 있을 수 있다. 아울러 B2B, B2C, B2D 등 고객의 유형에 따라 나타낼 수도 있다. 고객 별 도식화나 성장 단계 별 수익모델로 나타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장 및 고객은 회사가 돈을 얼마나 벌 수 있고 성장가능성이 있을 지를 판단하는 항목이다. 시장은 고객이 위치한 곳을 나타낸다.


보통 시장은 핵심시장인 SOM(Service Obtainable Market), 인접한 유효시장 SAM(Service Available Market), 전체시장(Total Addressable Market) 으로 나뉜다. SOM은 사업 초기에 얻을 수 있는 시장으로 SOM의 크기나 점유에 사업의 성패가 달려있다. SOM을 어떻게 설정했는지를 보면 회사가 얼마나 시장에 대한 연구를 했는 지 알 수 있다. 시장을 나타낼 때는 가능한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해야 한다. 시장의 몇 %, 고객 당 평균 매출 합계 등과 같은 식으로 시장 규모 추정치를 제시하는 경우는 바람직하지 않다.


성장계획 부분도 회사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자료로 제시돼야 한다. 매출의 근거와 주요 KPI를 제시하고 근거를 대야 한다. 투자를 요청한다면 투자금의 사용처 제시를 통해서 회사의 성장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 성장계획 부분은 상세한 숫자와 함께 그래프 등의 활용이 가시성이 높다.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 부분은 회사의 미래 가치 산정에 참조되는 부분이니 구체성과 정확성을 갖추어야 한다. 투자계획과 함께 성장을 위한 마케팅, 영업전략이 같이 제시되면 더 설득력을 갖추게 된다.


팀 역량 소개 부분은 초기 스타트업 투자 의사결정에 크게 기여하는 항목이다. 단순히 팀의 이력만을 제시할 것이 아니라, 본 사업의 성공요소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팀의 구체적인 경험, 역량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플랫폼 사업이라면 개발이나 마케팅 인력이 중요하고 기술 기반 사업이라면 연구인력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또 자문단과 사내 외 이사 등 사업에 기여하는 전문가 제시도 필요하다.


이상으로 IR Deck의 주요 항목을 살펴보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막힘 없이 한 번에 IR Deck 이 읽혀야 한다는 것이다. IR Deck은 어렵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 전문 용어 보다는 쉬운 용어를 사용하며 복잡한 사업모델이라도 단순화시켜야 한다. 문자가 많으면 전달력이 떨어진다.


페이지의 내용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것은 동영상>이미지(사진, 그림)>표>숫자>글자 순이다. 문어체 보다는 짧은 구어체와 설명문을 사용하자. 가능하면 한 페이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하나씩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디자인이 우수하면 더 좋겠지만 논리와 내용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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