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시한인 자정 몇시간 남겨 놓고 공문 발송
인수대금 납기일 조정 등 몇 가지 조건 달은 듯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9일 금호아시아나그룹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의 최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사모펀드(이하 IBK펀드)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당초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날 영업시간까지 마감시한으로 알려졌지만, 법적으로는 자정까지만 공문을 보내면 됐다.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던 박삼구 회장은 금호고속을 되찾아오기로 최종 결단을 내렸다. 다만 인수대금 납기일 조정과 금호리조트 지분 48.8%를 제외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경우 향후 3개월 내에 매각대금을 납부해야 한다. 납기일을 어길 경우 IBK펀드는 제3자에 매각할 예정이다. 현재 IBK펀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발송한 공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금호고속 인수가격이 4천800억원대로 알려졌다.
재계와 시장에서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금호고속을 되찾아올 것이란 것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다만, 자금조달 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산업 인수 자금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금호고속 인수 건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재환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밖에서 보는 것과 내부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다르다”며 “예전에 대우건설 인수 실패의 교훈이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러 가지 자금조달 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안정적인 돈줄 마련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계열사를 통한 자금 조달과 금융권을 통한 자금 조달 등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2012년 8월 IBK펀드에 금호고속을 매각했다. 우선매수권을 보장 받는 조건으로 3천300억원에 팔았다. 대신에 경영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위임 받기로 했다.
당시 IBK펀드는 1천100억원 정도만 자체적으로 조달했고, 나머지 2천200억원은 차입금으로 충당했다.금호아시아나그룹은 연간보장수익률 7%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당시 실제 투자금액 대비 2배 정도인 2천억원 가량이 적정한 인수가격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IBK펀드는 금호고속의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의 7∼8배 수준인 5천억원 안팎으로 매각 가격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견해 차이가 큰 상황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금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그룹의 지주사격인 금호산업 인수전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4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으로 예비실사가 진행 중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금호산업을 되찾아오지 못하면 사실상 그룹이 해체되는 셈이다. 금호산업 인수가격도 6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까지 치솟아 박삼구 회장의 골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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