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식 개혁·사외이사 IR·외부인사 영입 등 '역대 최초' 행진
부정적 기업이미지 씻기 위한 최정우 회장의 필사적 몸부림
포스코가 반세기 만에 거대한 변혁을 맞고 있다.
국민기업 간판을 달고는 있으나 수십년간 보수적인 기업문화와 고질적인 정경유착으로 논란의 중심이 돼 온 만큼 기업 이미지 쇄신이 절실한 때다.
이에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을 중심으로 모든 사회구성원들과 함께 한다는 '위드 포스코(With Posco)' 기치 아래 모든 면에서 사상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 수준의 변화를 모색 중이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3일 사외이사 기업설명회(IR)를 사상 최초로 개최했다. 해당 IR은 기존 경영진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현황을 설명하는 방식에만 그치지 않는다.
포스코의 경우 기업의 감시 역할을 맡은 사외이사도 직접 주주를 만나 기업지배구조 현황 및 이사회 역할 등에 대해서 설명토록 했다.
포스코 사외이사들은 지난 수년간 고질적인 '거수기' 논란은 물론 밀실행정·외압논란 등의 온상으로 지적돼왔다. 물론 지난 1997년 대기업 최초로 사외이사제도 도입 이후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00년에는 민영화까지 했으나 결국 주인이 따로 없는 기업인 만큼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면서 숱한 논란을 양산했다.
그러나 이번 사외이사 IR을 통해 적어도 기업 투명성 만큼은 주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됐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배당도 늘리고 오는 2019년 주주총회에서는 전자투표제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포스코의 이같은 변화는 지난 7월 최정우 회장 취임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포스코 회장으로서는 드물게 비(非)엔지니어-서울대 출신 CEO로 취임하자마자 회사의 개혁방안 마련을 위해 100일간 내·외부의견을 수렴했다. 윗선에서 회사경영 방침이 결정되면 실무진과 현장에서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던 기존 하향식 조직문화를 감안하면 처음부터 심상치 않은 변화다.
최 회장은 이달 초 발표한 100대 개혁과제를 통해 포스코의 고질적 병폐였던 순혈주의 문화와의 결별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포스코는 기존 주력사업인 철강사업부문과 동급인 신성장사업부문을 신설키로 했다. 아울러 이사회 산하에 기업시민위원회와 산학연협력실 등을 신설해 위드 포스코 실행을 가속화한다.
주목할 것은 포스코가 이러한 주요 분야들의 수장들을 외부인사로 채울 것이라는 점이다. 역대 포스코 회장들이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한 순혈주의 청산작업에 최 회장이 사상 최초로 손을 대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는 최근에도 그룹에서 운영하는 청암재단과 포항공과대학(포스텍) 이사장에 외부인사를 영입하거나 외부인사 영입을 위한 공석으로 남겨뒀다.
해당직은 박태준 초대회장 이후 계속 현직 포스코 회장이 맡는 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사상 최초로 관행이 깨지면서 포스코의 개혁은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CEO 스스로 오로지 개혁 수행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의 행보는 취임때 강조했던 실질·실행·실리 '3실(實) 원칙'에 입각해 100대 개혁과제 발표 및 이행까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일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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