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약통장 가입자 전년 대비 2.4% 감소
수도권에 마이너스피 늘어나며 분양 기대감도 줄어
최근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급매물 등장으로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기존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청약 통장을 이용한 분양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자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도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623만6647명으로 전년(2681만9264명)대비 2.1% 감소했다. 현재 청약통장은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등 4가지 유형이 있는데 이 중 주택청약종합저축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특히 수요자가 몰리는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이탈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608만3834명으로 전년(623만5865) 대비 2.4% 감소했고, 인천·경기도 858만7095명으로 전년(874만7487) 대비 1.8%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어든 배경으로 부동산 침체를 꼽고 있다. 최근 높아진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거래가 줄어들자 급매물이 늘어나게 됐고 이에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연간 22.09%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1.3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집값 하락으로 거래 절벽이 심화되자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만 일부 거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동산 상승기에는 청약만 당첨되도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어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게 됐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나온 매물)’가 발생하는 등 손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하면서 청약에 대한 메리트가 많이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 전용면적 59.72㎡ 분양권(13층)이 지난 1월 3억5289만원에 손바뀜하면서 같은 면적의 평균 분양가인 3억7550만원보다 2000만원 가량 차이를 보였다. 또한 용인 처인구 모현읍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역시 전용 84㎡ 매물이 분양가보다 낮은 4억2130만원에 나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분양가보다 낮은 거래가 이뤄지면서 청약 당첨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가운데 서울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다수 발생하자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도 무순위 청약에 신청할 수 있게 된 점도 이를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다.
이외에도 청약통장 자체에 대한 효율도 떨어졌다. 1금융권 주택청약 통장의 이자율은 연 1.8%고, 청년 우대형의 경우도 3.3%에 그치고 있다. 반면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1금융권에서 취급하는 적금의 이자율은 5~7% 수준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굳이 큰 금액을 주택청약 통장에 남겨둘 이유가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서울을 비롯한 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신규 단지 공급 물량이 연이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미분양 발생이 높아지면 앞으로 이 같은 마이너스피 매물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분양되는 주변 아파트의 시세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청약을 활용한 분양보다는 급매나 가격이 낮은 매물을 찾아가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시장에서 매물이 쌓여있다 보니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늘어나게 돼 분양만을 노리지 않게 된 것”이라며 “여기에 최근 정부 정책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1순위 조건이 1년 거주로 바뀐 만큼 장기간 청약통장을 유지하기 보다는 필요할 때만 가입해서 쓸 수 있게 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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