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주인공은 전문직 아니면 이색 직업

송고 2009.01.29 09:53 | 수정 2009.01.29 09:50
송남석 부국장 (song651@ebn.co.kr)

여러 가지 직업의 속성과 이면을 다채로운 에피소드로 흥미롭게 보여주는 드라마 속 직업의 세계, 최근 드라마에서 가장 빈번하게 다뤄진 직업은 무엇일까.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지난 2008년에 방영된 드라마 64편에 등장한 주인공 87명의 직업을 분석해본 결과, 전문직과 흥미로운 직업들이 눈에 띄었다며 드라마 속에 나타난 직업들의 유형을 모아 29일 소개했다.

▲ 전문직 강세 여전
드라마 속 직업은 여전히 전문직이 강세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직업이면서 뚜렷한 에피소드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 속 전문직 열풍은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드라마 속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 직업은 디자이너(6명)였다. 총 여섯 편의 드라마에서 디자이너인 주인공을 다뤘다. 잦은 출연 빈도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로도 눈길을 끌었다.

의상 분야에 편중되어 있던 과거의 경향을 탈피해 가구 디자이너(‘겨울새’ 박선영), 북 디자이너(‘내 인생의 황금기’ 문소리), 패션슈즈 디자이너(‘그래도 좋아’ 김지호), 리빙 디자이너(‘너는 내 운명’ 윤아) 등 다양한 부문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가 등장했다.

디자이너에 이어 2위는 방송 프로듀서(5명. 최근 방송계를 다룬 드라마가 많아지면서 각종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프로듀서 역시 자주 등장하고 있는 것. 프로듀서도 디자이너와 마찬가지로 드라마(‘그들이 사는 세상’ 송혜교), 라디오(‘내 사랑 금지옥엽’ 이태란), 다큐멘터리(‘애자언니민자’ 도이성) 등 그 활동 분야가 세부적으로 나뉘어졌다.

3위에는 의사, 변호사(4명) 등 전통적으로 드라마에서 자주 다뤄 온 고소득의 전문직이 올랐다. 식당 등을 운영하는 외식업 종사자와 연예인(4명)도 같은 순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검사, 작가(3명) 등의 직업이 빈번하게 출연한 것으로 집계됐다.

▲ 아직은 ‘낯선’, 그러나 흥미로운 직업들
대중에게 잘 알려진 전문직 외에 아직 낯설게 여겨지는 직업들도 차츰 등장 빈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해 매니아 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의 직업은 지휘자다. 연주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던 지휘자라는 직업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김명민의 날카로운 카리스마와, 불황에 더욱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대중의 기호로 인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태양의 여자’의 이하나는 극중에서 퍼스널 쇼퍼로 등장한다. 퍼스널 쇼퍼란 개인을 위한 맞춤형 쇼핑을 도와주는 신종 직업으로, 일대일 상담을 통해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주는 일을 한다. 거기에 극중 이하나의 도회적이고 패셔너블한 이미지가 더해져 많은 여성들의 관심을 끈 직업이다.

음식을 보기 좋게 담거나 장식함으로써 음식 제품을 기획.연출하는 푸드 스타일리스트(‘황금신부’ 최여진)도 최근 드라마에 나타난 직업 중 하나다. 대부분의 신종 직업이 그렇듯 외국에서 도입됐지만 ‘전통 떡’이라는 소재에 맞추어 훨씬 친근하게 표현된 점이 인상적이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직업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며 “허황된 정보나 지나친 과장 없이 정확하고 진솔하게 직업 환경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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